본문 바로가기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무너진 세상에서】 - 원스 어폰어타임 인 템파...

by 미태리 2024. 11. 8.
728x90
반응형

출판: 황금가지/2016년 3월

저자: 데니스 루헤인/조영학 역

평점: ★★★★

작가 데니스 루헤인은 그 유명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셔터 아일랜드’(살인자들의 섬)의 원작 소설가입니다. 이 밖에도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미스틱 리버’와 벤 애플렉 감독(이자 배우)의 ‘가라, 아이야, 가라’ 영화의 원작을 집필했습니다. 그만큼 그의 작품은 누아르, 미스터리 장르에서 세계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운명의 날’과 ‘리브 나이트: 밤에 살다’에 이은 커글린 가문 3부작의 완결편으로서 주인공 조 커글린의 최후를 보여주는 누아르 작품입니다. ‘운명의 날’은 1919년 보스턴의 사상 최대 경찰 파업을 다룬 역사소설로서 그 시대에서 성장하는 조의 이야기를 보여주었고, 2편 ‘밤에 살다’는 금주법 시대를 맞아 인생 최고의 기회를 사업적으로 이용해서 큰 성공을 거두는 조의 황금기를, 그리고 3편 ‘무너진 세상에서’는 제목 그대로 조직의 모든 권력을 친구 디온에게 넘기고 조직의 고문으로 조용히 살기를 원하는 30대 중후반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실 조 커글린은 갱스터로서 사업 수완이 매우 뛰어나 주변 친구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존재로 인식되어 왔지만, 모두가 칭찬만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경쟁 조직이 보기에는 돈을 모조리 긁어가는 거대한 진공 흡입기처럼 보였고, 경찰의 눈에는 갱스터들의 돈을 상납 받기는 하지만 범법자들을 체포해서 성과를 올려야만 하는 공무원이었기에 이중적인 잣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즉, 뇌물은 받아주지만 갱스터 너희들 중 누구는 체포해 가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한편, 전업 주부로 위장해서 살아가는 살인청부업자 테레사는 결국 남편의 폭력에 맞서다가 그만 그를 살해하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즉각 체포되어 재판을 받았고, 징역 5년이라는 가벼운 판결을 검사에게 제안받았습니다. 출소 후 어린 아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했지만 가벼운 판결의 대가가 무엇인지 몰랐고, 자신의 변호사에게 넌지시 물었습니다. 그는 위(?)에서 청부업이 내려왔다는 사실과 누가 가장 적합한 킬러인지 테레사의 추천을 원하였습니다.

테레사는 적당한 인물을 추천하고, 타겟이 누구인지 물었더니 ‘조 커글린’이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녀는 그가 보스자리에서 내려온 지 10년이 됐지만 여전히 플로리다 템파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조를 해치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님을 직감했습니다.

감옥에서 지내는 동안 2번의 암살 습격을 막아낸 테레사는 조에게 청부업 사실을 알려주고 대신 감옥에 있는 동안 자신을 지켜달라는 제안을 하였습니다.

이제부터 조 커글린은 누가 자신을 청부살인 하려고 하는지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30대 중반이 될 때까지 여러 번의 총격전과 사업상 위기가 있었지만 그는 살아남았고, 그 대신 하늘나라로 떠난 이들이 수십 명이었습니다. 하기야 이 바닥에서는 나이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영문도 모르는 채 총알을 맞는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조는 7년 전 아내를 떠나보내고, 9살 토마스를 홀로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는 현 시장의 아내 바네사와 불륜으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스에서 내려온 이상 자신은 아들을 잘 키우며 가능한 조용히 살고 싶었습니다. 현 보스인 소꿉친구 디온은 조직을 잘 이끌어 가고 있었으며, 리코라는 똘똘한 부하까지 키워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리코의 친형 프레디는 사고뭉치의 전형이 되어 조직에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디온의 패거리는 먼투스의 흑인 패거리 조직과 경쟁 중이었는데, 프레디의 부하 2명이 먼투스 조직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프레디는 복수를 위해 먼투스를 치려고 했지만 보스 디온을 비롯해서 조, 그리고 동생 리코까지 반대를 하는 것입니다. 프레디는 분을 참지 못하고 단독으로라도 복수의 총을 꺼내 들려고 합니다.

이렇듯 도시의 이권을 두고 여러 조직들이 힘을 겨루는 전형적인 누아르 소설입니다. 말론 브란도, 알 파치노의 “대부” 시리즈를 딱 연상케 합니다. 대부1에서도 알 파치노가 형의 복수를 실행하고 조직의 보스로 등극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대부 3에서 몰락해 가는 코를레오네 가문의 모습을 보여주듯이 이 작품에서 결국에는 ‘총으로 흥 한자 총으로 망한다’라는 격언에 따라 허물어지는 조 커글린의 비극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조 커글린 쪽이 대부3의 마이클보다 더 젊었고, 가족도 조촐했기에 더 비극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반전이 등장하면서 조에게 닥친 배신들은 더 처절했고, 복수는 더 참혹했습니다. 불륜의 상대였던 바네사와 사랑에도 비극이 찾아옵니다. 총격전이 벌어지는 액션 장면이 상당히 디테일하게 묘사하였고, 분량도 상당합니다. 마치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듯한 피바람은 독자의 심장을 쥐락펴락 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어찌어찌하여 3편부터 읽게 되었지만 조 커글린의 젊은 시절이 궁금해져서 1편과 2편을 역순으로 그 삶을 거슬러 올라가며 확인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728x90

댓글